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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소식

현대자동차, 엔진 개발 부서 폐지 발표

by ( ´・・)ノ(._.`) 2021. 12. 28.

 세계 자동차 생산 5위 규모의 현대자동차 그룹이 내연기관 엔진의 개발을 전면 중단하고 그 여력을 전기 자동차 개발에 집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직 V12를 타보지 못했단 말입니다!


 12월 23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현대 자동차는 엔진 개발부서와 연구부서를 전면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남양 연구소는 약 12,000명이 일하고 있는 현대차 그룹의 최대 브레인 집단입니다. 

 현대 자동차의 새로운 R&D 수장 박정국 씨는 "이제, 전기화로의 전환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라고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우리 회사의 엔진 개발은 뛰어난 성과다, 하지만 우리는 과거의 자산을 기반으로 미래의 혁신을 만들기 위해 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 고도 말했습니다. 

 이는 세계 자동차 업계가 예상보다 빠르게 전기차로 나아가고 있는 가운데 나온 조치입니다.  전기 모터로 구동되는 전기자동차는 내연 기관과 변속기를 포함하는 파워트레인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현대자동차의 엔진개발팀은 1983년 정의선 현 현대차 그룹 회장의 할아버지인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엔진 개발 지시에 의해 발족되었습니다. 현대 자동차는 1991년 자사의 첫 독자 엔진인 알파엔진을 공개하였고, 이후 베타, 세타, 누우 엔진 등을 개발하여 현대자동차 그룹이 세계 5대 자동차 제조업체로 발돋움하는데 일조한 엔진들을 차례로 개발하였습니다.

 알파 엔진은 첫 국산 스포츠카 (혹은 스포츠 루킹 카)라고 할 수 있는 스쿠프에 장착되어 큰 인기를 끈 엔진입니다. 그 이후 여러 번의 개량을 거쳐 현대 엑센트, 아반떼, 클릭, 베르나, 라비타, 기아 프라이드 등의 다양한 차종에 탑재되었습니다. 특히 스쿠프에는 그 유명한 가레트의 T-2 터보차저가 장착된 버전도 판매되었습니다. 당시로서는 정말 혁신적이었습니다. 현대 하면 모험을 좋아하지 않는 전형적인 비즈니스맨 이미지가 있지만 1991년에 터보 엔진을 출시한 것을 보면 사실은 아닌 것 같습니다. 

 


 추억의 베타엔진 또한 유명했습니다. 내구성 때문에 무게가 상당했던 것만 제외하면 내구성 좋고 성능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4기 통 DOHC 엔진으로 최고출력 142마력/19.5kg.m의 토크로 당시 투스카니 등에 탑재되어 젊은이들의 마음을 훔쳤습니다. 그 젊은이들 속에 저도 포함되었습니다. 당시 투스카니 블랙 모델을 출고하며 자동차 세계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투스카니 이외에 i30, 아반떼 HD, 뉴 EF 1.8, 티뷰론, 라비타, 1세대 투싼 등에도 탑재되었습니다.

  그 외에 세타, 누우엔진 등도 알파, 베타 엔진과 함께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한 시대를 이끈 훌륭한 엔진이었습니다. 일본 엔진, 독일 엔진의 성능을 한창 쫓아가고 있던 시대인지라 현대의 엔진 하면 일단 무시하는 시선도 정말 많았습니다. 엔진을 스펙만으로 비교하여 평가를 내리는 이른바 '키보드워리어' 들도 국산 엔진을 무시하는 시류에 편승했었습니다. 한편으론 현대의 팬도 정말 많이 있었습니다. 베타엔진, 세타엔진에 가레트 터보 파츠를 장착하여 200마력 이상의 퍼포먼스를 끌어올리는 자동차 마니아들, 국산차를 튜닝하여 유수의 수입차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마니아들은 지금 생각하면 낭만이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때, 앞서가는 자동차의 배기량 엠블렘(emblem)을 보며 3000cc, 4000cc, 4500cc 등의 배기량의 퍼포먼스는 어떤 기분일까 하고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것도 정말 행복했던 기억이 납니다. 친구들과 술 한잔 하며 마력과 토크를 이야기하며  밤을 새우던 어느 날, 터널 속을 지나던 V8의 배기음, 마세라티의 마치 맹수의 표효와 같았던 사운드.. 이제 저물어가는 내연기관의 시대를 맞이하며 한편으로는 기대되지만 한편으로는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지 궁금해지는 밤입니다.

 

 

 

어찌 되었든 우리가 앞으로 람보르기니를 구입하더라도 엔진 소리는 들을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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